몰디브 초저가 상품 ‘폭탄 돌리기’
-수백만원 허니문 상품 수익 없어 -제2, 제3의 소비자 피해가 우려
지난 5월 몰디브 전문업체의 신혼 여행객 대상의 ‘먹튀’사건으로 여행객들의 경각심이 높은 가운데 저가 전문업체의 난립으로 같은 사건이 반복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부 몰디브 전문 여행사가 지나친 초저가를 내세우고 있는데 수백만원짜리 상품의 수익이 고작 10만원 수준에 머무르는 ‘가격 후려치기’도 만연한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들 업체의 재정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손해난 것을 나중에 들어오는 수입으로 메우는 소위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꾸려나가는 탓에 수익보다는 일단 팔고 보자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언제라도 제2, 제3의 몰디브 여행객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가을에 운항되는 몰디브 직항 전세기 취항 전에 불미스런 사건이 생긴다면 관련 업체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불안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몰디브 상품은 가격대가 높은 만큼 한 번 사고가 터지면 피해가 막대한 것이 특징이다. 한 리조트 공급 업체는 “다른 지역과 달리 몰디브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이 많아 일단 문제가 생기면 억대 피해는 우습다”며 “현재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 중에도 상당수 초저가 영업을 하고 있으며 숫자는 10개 이상”이라고 말했다.
당장 판매를 하지 않으면 회사가 문을 닫을 판국이라 이들 저가 업체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하다. 한 업체가 10만원의 수익을 남기면 다른 업체는 9만원을 남기는 식으로 ‘제 살 깎기 식’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이미 상품을 구매한 이에게 연락해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손님을 빼오는 등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행태에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업체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몰디브는 항공과 리조트가 전부이고 별도의 일정을 꾸릴 필요가 없어 요금이 곧 경쟁력이기에 가격의 영향을 더욱 심하게 받는다. 일부 업체의 가격 덤핑은 곧 관계 업체 모두의 수익 저하와 연결되는 것이다.
몰디브 사기사건이 벌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행객은 여전히 ‘비정상적 상품’을 찾고 있다. 불안하지만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을 원하는 수요와 이를 노리고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의 관계는 마치 내 순서에 터지지 않길 바라는 ‘폭탄 돌리기’와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리조트 공급 업체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초저가 여행사에 판매를 하지 않을 수도 없기에 대신 입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기존에는 어느 정도 눈 감아 줬더라도 이제는 입금 기한을 넘기면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어책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불안하더라도 우리 입장에서는 고객이 되는 셈인 만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정해진 시기에 입금이 이뤄지지 않으면 칼같이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